아아, 셀린 님.
오늘도 사랑스러우세요.

고마워. 클로에.

오늘은 조금 자유시간이 있는데,
셀린 님께서는 뭘 하면서 보내실 건가요?

글쎄…

클로에의 페가수스를 타고
가까운 다원에 가는 건 어때?

기쁘게 모실게요.

하지만 지금은 때가 때인 만큼
전처럼 느긋하게 즐길 순 없겠네.

나, 클로에와 함께 다원을 돌면서
느긋한 한때를 보내는 게 좋았는데…

셀린 님…

어쩔 수 없지.
오늘은 다른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자.

…이 싸움이 끝나면
얼마든지, 어디든지 데려가 드릴게요.

전 세계의 다원을 함께 돌아다녀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맛있는 홍차를 마시고
느긋한 한때를 보내는 거죠.

어떠세요?

멋져.
정말 좋은 생각이야.

꼭 가자.
약속이야, 클로에.

네.
약속드릴게요, 셀린 님.

우후훗.

어머, 셀린 님.
제 얼굴을 보고 웃으시다니 너무하세요.

미안해, 클로에.
하지만 오해야.

너와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서 웃었어.

셀린 님과의 첫 만남…
네, 잊을 수가 없죠.

선착장에서 울면서 허둥대던
셀린 님의 귀여운 모습…

우, 울지는 않았어.

타기로 했던 배가 출항 못 하게 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뿐이야.

네.
그리고 제가 말을 걸었었죠.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제 페가수스로 데려다주겠다고.

그리고 가고 싶었던 다원에
데려가 줬지.

그전에도 성을 빠져나와
몰래 놀러 간 적은 있었지만…

페가수스를 타고 간 건 처음이었어.
정말 가슴이 두근거렸던 게 기억나.

내게는
그게 첫 대모험이었어.

정말 충격적인 만남이었어요.

왕녀라고 고백하셨을 땐
거품을 물고 쓰러질 뻔했을 정도로요.

제 입장에서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진 소녀의 정체가 왕녀님이었던 거니까요.

후후. 많이 놀라게 해 버렸었지.
그땐 미안했어.

영광이었어요. 그런 동화 같은 일이
실제로 제게 일어나다니.

그리고 그날은…
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어요.

새로운 인생?
자세히 알고 싶어.

물론 말씀해 드려야죠.
하지만 뒷이야기는 다음에…

그래?
아직 시간은 있는데.

후후. 셀린 님.
동화는 재미있는 곳에서 끊어지는 법이랍니다.

셀린 님을 만난 그날…

그날부터 저는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추구하기 시작했어요.

평범하지 않은 인생…
무슨 뜻이야?

저는 셀린 님을 만나기 전에는
정말 평범한 여자아이였어요.

동화 속 사건을 동경하며 꿈꾸고 즐겼죠.
그것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나날이었지만…

셀린 님을 만난 이후로
동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런 나도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동화의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요…

확실히 클로에는 동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미인이야.

정말 셀린 님께서도 참.
놀리지 마세요.

우후후. 농담은 아닌데.
그래서…

나와 만난 걸 계기로 클로에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는 이야기인 거지?

네.

셀린 님을 만난 그날 마음먹었어요.
저는 반드시 셀린 님의 기사가 되겠다고.

그건 어째서?

기사가 되어 집을 나오면
저는 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부모님이… 집안이 정해 준 인생이 아니라
저 자신의 인생을요.

그래서 저는 그날을 기점으로
몸을 단련하기 시작했어요.

클로에가 내 신하가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던 게 기억나.

우후후.
그럴 만도 하죠.

제가 기사가 되는 건
가족들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는걸요.

셀린 님.
저는 당신을 만나서 정말 행복해요.

클로에…

네가 나를 만나 인생이 바뀐 것처럼
나도 널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어.

너는 내 소중한 친구이자
정말 믿음직한 신하야.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어.
고마워. 클로에.

앞으로도 동화의 뒷이야기를 만들어 가자.
너와 나의 이야기를.

네.
셀린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