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거기 있는 건…
피레네 왕국의 셀린 왕녀 아니오!

잘 지냈소이까?
지금부터 나와 차라도 마시지 않겠소!

카게츠는 항상 기운이 넘치네.

당연하지 않소!

오늘도 여느 때처럼 의기충천!
내 의욕은 충만하다오!

그런데 미안하지만…
방금 홍차를 마셨거든.

다음에 다시 불러 주면 좋겠어.

그거 아쉽구려.
그럼 대련은 어떻소?

차를 마신 후에는 격렬한 운동 아니겠소!
자, 한판 상대해 주시구려!

…우후후.

으음?
뭐 재미있는 부분이라도 있었소이까?

차 마시자고 하나 싶더니
다음 순간에는 승부를 신청했잖아.

일국의 왕녀를 그렇게 대하는 사람은 드물거든.
카게츠는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하하하!
칭찬해도 나올 건 없소이다!

차도 대련도 지금은 사양하겠지만,
다음에 또 느긋이 이야기하자.

알았소, 물론이외다!
나와 셀린 왕녀는 이미 친구이니 말이오!

응, 맞아.
우리는 친구야.

셀린 왕녀!

안녕, 카게츠.

하하하.
다 들었소, 다 들었소이다.

셀린 왕녀는 왕녀님인데도
검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더구려.

꼭 한 수 겨뤄 줬으면 좋겠구려!
한판 어떻소이까!

제안은 고맙지만,
나는 이유 없이는 싸우고 싶지 않아.

으음. 재미없구려.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지는 않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단련은 계속하고 있지만,
최강이 되고 싶지는 않아.

어쩔 수 없구려.
그렇다면, 함께 차나 마시겠소이까?

그거라면 기꺼이.
하지만 그 전에 공무를 끝내야 해.

고국에 보낼 서한만 쓰면 되거든.
잠깐만 기다려.

왕녀님이란 건 참 힘들겠소.

맞아.
무책임한 행동은 할 수 없거든.

그런 생활이 숨 막히지는 않소?
나라면 참을 수 없었을 것이외다.

힘든 점도 많지만…
그래도 왕녀로서 행복을 느끼고 있어.

그렇소?
도저히 못 믿겠구려.

그럼 다음에 만날 때 알려 줄게.
내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

…이것이오?

응.
이거야.

이해가 안 되는구려.
어찌하여 이게 왕녀의 행복이란 말이오.

피레네 왕국을 그린 그림이지 않소?
훌륭한 그림이라고는 생각하오만…

카게츠의 말대로,
왕녀라는 입장을 갖고 살면 힘든 일도 많아.

하지만, 백성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어.

확실히 이 그림에 그려진 백성은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구려.

백성의 평온한 생활을 지킬 수 있다면
왕녀로서 고생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셀린 왕녀는 정말로
피레네 왕국과 백성을 사랑하고 있구려.

응, 물론이지.

왕녀로서의 행복, 이해가 됐소.

뭐, 나는 강자와 겨룰 때
더 행복이 느껴진다오!

그렇네.
카게츠는 나하고도 대련하고 싶어 했지.

만약 카게츠가 피레네 왕국에 해를 입히려 하면
나는 가차 없이 카게츠와 싸울 거야.

셀린 왕녀와는 한 수 겨루소 싶소만,
그런 이유를 만들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소이다.

후후.
그렇게 말해 줘서 다행이야.

한 수 겨룰 수 없다면
차라도 마시는 건 어떻소이까?

그대가 고른 차는 전부 훌륭하니 말이오.

응.
카게츠와는 앞으로도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물론이오, 셀린 왕녀!
우리는 계속 친구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