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습니까, 셀린 님.

응.
정말 좋은 향기야.

감귤류 과일하고… 이건 꽃이지?
게다가 한 종류가 아니네.

그래… 따뜻한 계절에 피는
형형색색의 꽃의 향기.

그 모든 게 훌륭한 조화를 이뤄
멋진 향기를 자아내고 있어.

마음에 드신 것 같아 안심입니다.

피레네의 남쪽에서 딴 찻잎에
말린 과일 껍질과 꽃을 조합한 홍차입니다.

정말 맛있어.
항상 고마워. 루이.

매일 루이가 우려 주는 홍차를 마실 수 있는 거.
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하하하.
감사합니다. 셀린 님.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말씀드린
그 특별한 찻잎 기억하십니까?

응.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그 특별한 찻잎을 사용하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있는 홍차가 된다며.

네.

실은 그 찻잎을 얻을 방법이 생겼습니다.
조만간 대접해 드릴 수 있겠군요.

정말?
그건 기쁜 소식이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말도 안 돼.

이 끝없이 깊고 풍부한 향…
이런 홍차는 지금까지 맛본 적이 없어.

마음에 드십니까?

응. 당연하지.

지금까지 많은 홍차를 마셔 봤지만,
이렇게 맛있는 건 흔치 않아.

루이. 정말 고마워.

좋아하시는 것 같아 기쁘군요.

한 잔 더 줄 수 있어?

물론이죠.
아직 많으니 더 준비할 수 있습니다.

고마워.
나 정말 행복해.

하하하.
저도 고생한 보람이 있군요.

윽…

루이?
팔이 아픈 거야?

별것 아닙니다.
이 찻잎을 가지러 갔을 때 조금…

무슨 말이야?

실은 이 찻잎은 사람이 키운 게 아니라
천연 다원에서 자란 겁니다.

그런데 그 다원까지 가는 길이 험한 데다
흉포한 야수들도 있던지라…

…습격당했구나.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살짝 긁힌 것뿐이니까요.

이런 찻잎을 얻을 수 있었으니
이 정도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 더 드리겠습니다.
어서 드시죠.

…아냐, 됐어.
나 그만 가 볼게.

셀린 님…

루이. 저번엔 미안했어.

모처럼 우려 준 홍차를
다 마시지도 않고 중간에 가 버려서…

날 위해
네가 고생해 가며 준비해 준 건데.

셀린 님,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셀린 님의
기분을 망친 거니까요.

…………

루이. 나는 말이야…
항상 행복을 느끼고 있어.

네가 우려 준 홍차를 마실 때마다
늘 행복한 기분이 들어.

감사합니다.

특별한 찻잎으로 우려 준 홍차…
그걸 마셨을 땐 평소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어.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그 커다란 행복을 위해
루이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건 싫어.

셀린 님…

매일 루이의 미소를 보며
평범한 홍차를 마시는 것.

그런 작은 행복이 있으면
그 이상의 것은 필요 없어.

…정말 제 자신이 한심하군요.

주군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걸 이해하지 못하다니.
신하로서 해선 안 되는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를 겁니다.
지금 여기서 맹세하겠습니다.

저는 셀린 님의 소소한 행복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곁에서 모시겠다고요.

응.
잘 부탁해. 루이.

…그럼 지금 당장
홍차 좀 우려 줄래?

네. 알겠습니다.
특별한 찻잎이 아니어도 괜찮으십니까?

우후후.
당연하지.

특별한 찻잎이 아니더라도…
평소와 같은 이 시간이 내게는 특별한 한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