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분명 괜찮을 거야…!

이런 데서 뭐 하고 있어?

으악!

미안해.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클랜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궁금했거든.

따, 딱히…
특별한 일을 하던 건 아닌데.

어머.
남한테는 말 못 할 일인가 보네.

그런 거라면 못 본 거로…

아, 아니야!
멋대로 추측하지 마!

…들꽃을 보고 있었어.

들꽃?
그건 왜…?

얼마 전에 발견했을 땐 시들어 가고 있었거든…
그래서 버팀목을 대고 물을 줬어.

그랬더니 조금씩 살아나더라고.

후후.
그런 거였구나.

역시 이상하지?
들꽃에 정신이 팔렸다니…

그럴 리가.
네가 한 행동은 정말 훌륭한걸.

그, 그래?
고마워…

나도 가끔
이 들꽃을 보러 와도 될까?

응!

후후.
클랜이 발견한 이 들꽃은 행복하겠네.

클랜. 들꽃은 좀 어때?

이제 완전히 멀쩡해졌어.
슬슬 버팀목을 빼도 괜찮을 것 같아.

잘됐네.
클랜이 열심히 돌봐 준 덕분이야.

그 뒤로 시트리니카 씨가
보러 와 준 덕분일지도 몰라.

나는 보기만 했는걸.

그래. 꽃이 쌩쌩해지면
네게 주려던 물건이 있어.

내 마음이니까 꼭 받아 줘.

이, 이건…

꽃 브로치야.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이, 이렇게 비싸 보이는 거…
받을 수 없어.

그렇게 비싼 건 아니야.
그리고… 나는 네 헌신에 정당한 대가를 주고 싶어.

아냐. 역시 안 되겠어.
나는 뭔가를 받기 위해 이 들꽃을 돌봐 준 게 아닌걸.

기껏 사 줬는데…
미안해…

아냐.
슬픈 표정 짓지 마.

이상한 짓을 해서 미안해.
내가 또 실수해 버린 것 같네…

또?

귀족으로 자라서 그런가.
나는 금전 감각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 것 같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잘 몰라서…

시트리니카 씨…

신경 쓰지 마…
난 이만 가볼게…

꽃이 건강해져서
정말 다행이야…

…………

클랜… 우연이네.

시트리니카 씨… 오랜만이야.

그러고 보니…
그 들꽃은 아직도 건강해?

그게, 얼마 전부터 힘이 없어지더니…
이제 거의 시들어 버렸어.

그럴 수가…

어쩔 수 없지.
이번엔 정말 수명이 다한 것 같아.

클랜, 포기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

영양제랑 비료를 듬뿍 주면
분명 다시…

시트리니카 씨.

나도 알아.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거.

하지만…
나는 클랜이 슬퍼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들꽃에 고마워해야겠네.

뭐?

덕분에 시트리니카 씨와 친해질 수 있었어.
그러니까 난 슬프지 않아.

클랜…

이거… 시트리니카 씨한테 주는 선물이야.

그 들꽃의 씨앗이야.

…그 꽃이 씨앗을 맺었구나.
고마워.

어떤 보석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멋진 선물이야…

나와 함께 이 씨앗을 키워 줄래?

당연하지.
그 들꽃들로 솔라넬을 가득 채우자.

응.
클랜… 나도 보답을 하게 해 줘.

이건 그때의 브로치?
하지만…

이번엔 대가로 주는 게 아니야.
그냥 네가 갖고 있으면 좋겠어.

…알았어. 그런 거라면 소중히 간직할게.
고마워. 시트리니카 씨.

아냐.
받아 줘서 고마워. 클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