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셀린
오늘도 열심히 단련하고 있네.
구덩이를 파며 단련하는 건 좀 엉뚱한 감이 있지만.
셀린
게다가 그렇게 깊게 파다니.
다른 사람들한테 민폐 아냐?
알프레드
그래서 깊이도 이 정도가 좋지…
아니, 더 깊이 파야겠군.
알프레드
아침 식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물이 조금 부족하다고 하는 걸 들었어.
셀린
저기, 오라버니. 물이 부족하면
가까운 강에서 길어 오면 되잖아!
알프레드
그럼 바로 강에 가야겠는걸.
조언 고마워, 셀린.
셀린
하아…
피레네에 있을 때부터 계속 생각했지만…
셀린
오라버니는 외모가 야만족처럼 바뀌는 게
성격이랑 더 잘 맞을 것 같아.
2. B 회화
셀린
왕자의 탈을 뒤집어쓴 야만족…
그게 오라버니야.
셀린
이걸 어떻게 들어야 칭찬으로 들리는 건데?!
알프레드
내가 야만족처럼 듬직하고
근육이 잘 발달했다는 말이잖아?
알프레드
나 참.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칭찬이 지나치다니까.
알프레드
그럼 내가 야만족이라는 건 무슨 뜻이지?
셀린
물이 조금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오라버니는 우물을 파려고 했어.
셀린
몸에 묻은 흙을 털고 싶다고
병사들이 지나가는 말로 한 걸 듣고는…
셀린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왜 곧바로 땅을 파려고 하는 거야!
셀린
오라버니의 그런 면이
야만족 같다는 말이었어.
셀린
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 일국의 왕자잖아.
조금 더 주의해 줘.
알프레드
알았어, 셀린.
나도 앞으로는 주의할게.
알프레드
그리고 앞으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더 혹독하게 근육 단련을 할 거야.
알프레드
그렇게 하면 외모가 야만족에 가까워져서
성격과 어울리는 외모를 가질 수 있을 테니까.
알프레드
그러면 셀린 너도 혼란스럽지 않겠지.
3. A 회화
셀린
오라버니, 이런 곳에서 뭐 해?
또 우물 파는 거야? 아니면 단련?
알프레드
…어, 뭐 비슷한 거야.
건강한 육체를 위해서.
알프레드
…그래, 더 단련하면…
옛날처럼… 괴로워질 일도…
알프레드
미안해… 셀린…
…그냥 발작이야. 금방 가라앉을… 윽!
셀린
발작이라니… 어릴 때 앓던 병 말이야?!
알프레드
…요즘엔 괜찮았는데.
병약했던 나는 사라졌을 텐데…
알프레드
이런 모습…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동료들에게도, 문장사들에게도, 신룡 님께도!
알프레드
싸울 수 없는 허약한 왕자라는…
언젠가 쓰러질 수도 있다는 인상은 주기 싫어…!
셀린
다들 좋은 사람들인걸.
절대 그런 식으로 생각 안 할 거야!
알프레드
내가 싫어…! 좋은 사람들인 걸 아니까
더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알프레드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그저 단련을 좋아하는 건강한 왕자이고 싶어.
알프레드
이대로 쉬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부탁할게, 셀린…!
셀린
…알았어.
하지만 정말 위험할 땐 말려도 소용없을 줄 알아.
알프레드
셀린, 너 같은 동생이 있는 건
분명 내 인생 최고의 행복 중 하나겠지…
셀린
호들갑 떨긴.
그런 게 최고의 행복이라니.
알프레드
그럼 셀린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은 뭔데?
알프레드
…? 그럴 리가.
멋진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데다 건강한 몸도 있잖아.
셀린
그건 확실히 행복해.
하지만… 내게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는 정의는 필요 없어.
셀린
그 이후의 모든 시간을 「그때는 좋았지」라고
그리워하면서 지내는 사람이 될 테니까.
알프레드
후후…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올지도 모르잖아?
셀린
행복이 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건 생각도 못 하겠어.
셀린
생각해 보니 나는 행복을 바라면서… 불행만 상상해.
성에서 도망친 그날도 그래.
셀린
피레네가 점령당하면, 어머님께서 돌아가시면…
오라버니와 만나지 못하면 어떡하나 계속 걱정했어.
셀린
지금도… 이대로
오라버니가 죽으면… 어떡하지 싶어서…
알프레드
…죽을 리 없잖아.
단련하면 어떻게든 된다니까.
셀린
정말로… 머릿속만큼은 야만족이라니까…
몸도 그렇게 되면 좋을 텐데…
알프레드
그래서 그렇게 되도록 단련하고 있잖아.
알프레드
셀린의 발밑에서.
작은 행복을 찾았네.
셀린
작은 행복… 오랜만이다.
어릴 때는 둘이서 자주 행복 찾기를 했었지.
셀린
옛날엔 내가 더 잘했는데.
어느새 오라버니가 추월해 버렸네…
알프레드
…후우, 이야기하다 보니 진정됐어.
작은 행복이 하나 늘었군.
셀린
…그걸 행복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괜찮아졌다니 다행이야.
알프레드
오늘 일에 대한 사과로…
셀린한테는 내가 많은 행복을 찾아 줄게.
알프레드
앞으로도 귀찮게 할지 모르지만…
피레네의 왕족으로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자.
셀린
응. 오라버니…
오라버니의 소망은 내가 지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