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제이데
이렇게 경비를 서고 있으면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납니다.
제이데
눈보라 속에서 이르시온과 맞닿은 국경을
지키던 때 말입니다.
제이데
저는 그때 디아만드 님과
합류할 수 있을지 정말 불안했습니다…
디아만드
우수한 신하를 잃고 싶지 않다.
그 마음 하나로 계속 걸어갔지.
디아만드
제이데의 모습을 봤을 때는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어.
제이데
그럴 수가…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디아만드
슬슬 날이 밝겠군.
돌아가서 조금이라도 수면을 취하도록.
2. B 회화
디아만드
아하하하!
안 되겠군… 너무 웃겨서… 괴로워…!
디아만드
괜찮을 리 있나…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제이데의 집필 재능은 정말 대단해.
제이데
제 소설로 그렇게 웃어 주신 것만으로도
큰 영광입니다…
제이데
아아… 앰버가 고생 끝에
무술 대회에서 우승한 부분이군요.
디아만드
그래. 자랑스럽게 고향에 돌아갔는데
고향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고…
디아만드
앰버는 훌쩍훌쩍 울면서
알파카를 타고 초원을 달리며 눈물을 훔쳤지…
제이데
하지만 내린 순간 알파카가 뱉은 침을 맞고
더 의기소침해지죠…
디아만드
이건 이미 웃긴 이야기 수준이 아냐.
예술의 경지에 달했어.
제이데
그게, 그 일로 드릴 말씀이…
실은 잠시 소설 쓰는 걸 중단할까 합니다…
디아만드
확실히 전쟁이 격렬해지기는 했지.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군.
제이데
일단 펜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기대해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디아만드
사과할 것 없어.
나는 계속 다음 편을 기다릴 테니까.
제이데
감사합니다.
다시 쓸 수 있게 되면 곧장…
디아만드
아니, 당분간 쉬어도 돼.
그동안에는…
디아만드
안심해, 번외 편을 말한 거니까.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디아만드
물론 진심이다.
완성되면 부르지. 그때까지 기다려 줘.
3. A 회화
디아만드
내가 쓴 번외 편,
『어리바리☆ 앰버의 알파카』다.
제이데
이 부분 말입니다만… 조금만 바꾸면
한 번 더 웃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이데
저라면…
알파카의 털을 한꺼번에 폭발시킬 겁니다.
제이데
그리고 다음 순간 이전보다 더 매끄러운 털이
갑자기 자라나서…
제이데
올라타려는 앰버를 힘차게 미끄러뜨리고
지평선 저편까지 날려 버리는 겁니다.
제이데
그걸 지켜본 알파카는
안타까운 듯 지면에 침을 뱉는 거죠.
디아만드
그렇군.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와.
확실히 그게 최적의 흐름이겠어.
제이데
감사합니다…
하지만, 디아만드 님의 이야기도 멋집니다.
디아만드
이건 역할을 다했어.
제이데가 술술 이야기를 써냈으니까.
디아만드
조금 전 알파카에 대한 조언은 훌륭했어.
그 요령으로 집필을 하면 되지 않을까?
제이데
제게 힘을 북돋아 주려고…
원고를 쓰신 겁니까?
디아만드
일부러 어설프게 썼냐는 건가?
나는 그렇게 약삭빠른 남자가 아니야.
디아만드
진심으로 집필했지만, 천재 앞에서 무너진 거지.
단지 그뿐이다.
제이데
…아니요. 그런 게 아니겠죠.
분명 디아만드 님께서는 처음부터…
디아만드
이런.
곧 임무를 수행해야 할 시간이군.
디아만드
제이데.
오늘 밤 경비는 됐다. 나 혼자 할 수 있어.
디아만드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전쟁으로 지친 탓도 있을 테니,
가끔은 푹 쉬어 둬.
디아만드
…신작, 기대하지.
네 소설이 내 최고의 휴식이야.
제이데
이 제이데…
주군께서 필요로 해 주시는 한
제이데
디아만드 님의 몸, 그리고 마음을…
계속 지켜 드리겠다고 맹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