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오오오!

좋아, 이걸로 10명째야.

자피아, 굉장하군.

디아만드 님.
보고 계셨습니까.

병사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내 일이니까.

제 상태라면 딱 좋습니다.
언제 전쟁이 벌어지든 활약할 수 있습니다.

정말 믿음직스럽군.
말뿐이 아니라는 건 방금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지.

어때? 자피아.
나와도 겨뤄 보지 않겠나?

디아만드 님과 대련을요?
그, 그건… 죄송합니다.

왜 그러지?
자피아라면 승낙할 줄 알았는데…

저는 더욱 단련을 거듭해서
보다 강해져야만 합니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게 되면
그때 대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오호.
언제쯤이면 인정할 수 있지?

그건…
제 증오를 끊을 수 있을 때입니다.

증오를 끊는다고?

이르시온과의 전쟁으로 많은 피가 흘렀죠.

저는 그때의 기억을
아직 지우지 못했습니다.

강해지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렇군…
이상한 말을 꺼내서 미안했다.

저야말로.
모처럼의 권유를 거절해 정말로 죄송합니다.

자피아.
역시 나와 대련해 주지 않겠나?

디아만드 님, 말씀드렸잖습니까.
지금의 저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자피아의 실력이 궁금하군.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함께해 드리겠습니다.

단, 제가 이기면
이야기를 들어 주시겠습니까?

이야기라면 대련을 하지 않아도 들어 주지.

제가 이겼을 때 들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말을 꺼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
좋아, 약속하지.

큭…
내가 졌다…

놀랍군.
이만한 실력을 지녔다니…

…………

약속했었지.
자피아의 이야기를 들려줘.

알겠습니다…

제 고향은…
이르시온병의 습격을 받아 괴멸했습니다.

…………

저는 운 좋게 살았지만
부모님께서도 친구들도 이르시온병에게 살해당했죠.

그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분해서…
가슴을 쥐어뜯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로요.

…그 마음은 나도 안다.

아마 저는 그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
단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책임은 이르시온뿐 아니라
왕족인 내게도 있어.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브로디아 왕국을 위해 힘써 줘서 고맙다.

디아만드 님께 말씀드리니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이 고통은 제 나약함이 원인입니다.
극복할 수 있도록 매일 정진하겠습니다.

디아만드 님…
제게 무슨 볼일이 있으십니까?

자피아의 단련에서 망설임이 느껴지더군.

…………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단련이었는데
강해질수록 점점 무서워집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 누군가를 해치는 존재가 될 것만 같아서…

…………

전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지.
적이건 아군이건 상관없이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좋을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어.

전쟁의 사슬을 끊기 위해 싸우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해야만 해.
전쟁으로 가득한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알겠습니다…

함께 답을 찾으시죠.
디아만드 님께서 함께해 주신다면 든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필요가 있지.

자피아.
한 번 더 함께 단련을 해 주겠나?

저희에게는 이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그래, 맞는 말이야.

하지만 디아만드 님.
저번처럼 봐주시면 안 됩니다.

…봐준 적 없어.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럼 그런 것으로 해 드리죠.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덤벼 주십시오.

그래… 그럼 시작할까.
나와 자피아의 진검 승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