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로사도
에헤헤.
오르텐시아, 방금 표정 좋았어~
로사도
짠. 초상화를 그렸어.
순식간에 그림을 그리는 게 내 특기거든~!
로사도
봐, 거울에 비춘 것처럼 선명하게
오르텐시아의 예쁜 표정을 그려 냈지?
오르텐시아
뭐야, 이거?! 멍하니 있어서
전혀 귀엽지 않잖아!
오르텐시아
나도 모르게 그만 방심을 하고 말았어.
제대로 된 표정을 지을 테니까 다시 그려 줘.
로사도
그래?
이 그림 속의 오르텐시아도 괜찮은 거 같은데 말이야.
오르텐시아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 표정…
나답지 않은걸.
오르텐시아
자. 이게 완벽한 표정이야.
다시 한번 초상화를 그려 봐.
로사도
네네. 다시 한번 그릴게요…
이거면 됐지~?
오르텐시아
좋네! 고마워!
아, 아까 멍해 보이는 초상화는 버려.
오르텐시아
그런 멍해 보이는 얼굴이 후세에 남겨지면
죽어서도 창피할 거야.
2. B 회화
오르텐시아
앗, 그거!
멍하니 있는 거 그린 초상화잖아!
오르텐시아
버리라고 했는데…
로사도, 어째서 아직도 가지고 있는 거야?
로사도
미안해.
아무래도 버릴 수 없어서 말이야.
로사도
오르텐시아가 싫어하는 건 알지만,
내가 보기엔 정말 좋은 표정이라서.
로사도
알았어…
오르텐시아가 그렇게까지 싫어한다면야…
로사도
왜냐면, 난 오르텐시아의 가짜 미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로사도
예전에는 좀 더 다양한 표정을
보여 줬었잖아~
로사도
우리가 다녔던
이르시온 학원에서 지낼 때라든가.
오르텐시아
…그런 말을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오르텐시아
이곳은 더 이상 우리가 있던…
그 학원이 아니잖아.
오르텐시아
왕녀로서 나는, 항상 웃는 모습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아야만 해.
오르텐시아
맞아. 그렇지 않으면 모두 불안해한단 말이야.
저런 얼굴은 내가 아니야, 알겠어?
3. A 회화
로사도
오르텐시아, 퇴각하자.
이형병이 너무 많아서 당해 낼 수 없어.
오르텐시아
하아… 하아…
괜찮아! 내가… 모두를 지킬 테니까!
오르텐시아
…퇴각하자!
그 누구도 죽게 둘 순 없어!
오르텐시아
로사도,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오르텐시아
정신 차렸구나!
괜찮아?!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로사도
그래, 괜찮아, 괜찮아…
잠깐 정신을 잃었을 뿐이야~
오르텐시아
잠깐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나, 난, 로사도가 죽었을까 봐…
오르텐시아
…근데, 이 상황에서 뭘 하는 거야?!
유언장?!
로사도
에헤헤. 초상화야~
오르텐시아, 방금 표정도 좋았어~
오르텐시아
진짜로 아무렇지도 않잖아?
괜한 걱정을 했네…!
로사도
자. 이 종이, 한번 봐.
정말 근사한 표정이지 않아~?
오르텐시아
로사도의 의식이 돌아와서
안심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거구나.
오르텐시아
로사도가 말한 대로, 학원에 있었을 때는
이런 표정을 자주 지었지.
로사도
어려운 수업에서 지목을 피했을 때라든지~
오르텐시아
잠깐만!
그것보다는 진지한 표정이잖아.
로사도
저기. 이 초상화,
내 보물로 삼아도 될까?
오르텐시아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보여 주지 마.
오르텐시아
로사도, 도와줘서 기뻤어.
멋있더라. 고마워.
오르텐시아
생각해 보니까 나는 계속
너한테 도움을 받고 있네.
로사도
답례라면
또 근사한 표정을 지어 주면 돼~
오르텐시아
내 신하가 돼 줘서 고마워.
로사도.